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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

열림원

이하진 지음

20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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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b>'나 말고, 널 믿을게. 기다려줄 거라고 믿을게.'
그 숱한 악의 증명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이루는 대다수가 선을 잃지 않았다고 믿어볼게.

문학웹진 LIM 연재, 이하진 첫 장편소설!

반복되는 재난을 끊임없이 기억하며 나아가는
모든 이들의, 모든 이들을 위한 SF 드라마

'나는 아직도 과거를 스친 여러 재난의 당일에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가 생생히 기억난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이하진 작가의 첫 장편소설 [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이 문학웹진 LIM에 연재하며 젊은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로 팬덤을 구축한 후 새로운 물성으로 출간되었다. 작가가 학창 시절부터 10년을 품어온 만큼 압도적으로 정밀한 이 소설은, 이곳을 가로지르는 사회적 의제를 밀도 높은 SF 서사로 벼려 놓는다. 그 안에는 작품에서 '희망을 모르는 세대'로 지칭되는 2000년대 이후 태생 세대로서 목도해온 사회적 재난과 참사, 그에 대한 연속적인 망각과 균열, 그리고 애도와 연대의 장면이 고스란히 번쩍인다.

'이론상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이력absurd force’의 등장은 세상의 부조리absurd를 한층 심화하는 것처럼'(심완선, 추천의 말에서) 그려진다. ‘이능력’을 악용한 범죄와 치료법 없는 ‘교란’을 통제할 수 없는 시대. 그를 둘러싼 혐오와 안일한 방관이 동시에 만연한 시대. 그러나 누구나 잠재된 이능력을 발현할 수 있는 시대 한가운데에 ‘우리’가 있다. '비단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우리'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거대한 벽 앞에서 ‘미르’는 때로 거칠 것 없이, 때로는 하염없이 곁에 기대어 나아간다. '숫자에 불과'한 모든 사람을 제치고 단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이윽고 접속할 수 없는 데이터베이스를 마주하는데.

<b>빌어먹을 이능력 시대,
왜 우리가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야 하지?

1981년 첫 발견 이후로 인구의 10퍼센트 안팎이 발현해온 ‘이능력’은 무언가를 갈망하는 ‘기저 인지’에 의해 이루어진다. 통계에 따르면 발현자 중 30퍼센트는 자발적인 정기 검사와 등록 갱신을 요구받는 ‘고발현도’ 능력을, 그중 약 7퍼센트는 '한 개 이상의 도시에 기능 정지 혹은 그에 준하는 인명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미르’의 능력은 열역학 제2법칙을 위배해 열에너지를 조작하는 것. '걸어다니는 재난'에 가까운 자신의 이능력이 '무작위의 행운이 아닌 불공평한 불운'이라는 사실을 매 순간 실감한다.
이 뒤틀린 힘은 수시로 방향을 틀고 사방으로 작용한다. 현실에서 이것은 '21세기 이전의 슈퍼히어로 영화' 속 선망의 결정체 같은 것과 거리가 멀다. 발현자와의 혈액 간 감염에 노출되는 즉시 예정된 죽음을 야기하는 ‘교란’은 긴 세월 동안 수많은 이들에게 지울 수 없는 잔흔을 남겼고 여전히 진행형이다. ‘미르’는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물음을 수없이 되뇌인다. '왜 우리가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야 하지?' 우리는 '희생자의 선별엔 인과가 없었지만 사고의 발생엔 인과가 있었다'는 문장 앞에서 잠시간 숨을 고를 수밖에 없다.

<b>'삶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건,
죽음도 결정되지 않았다는 거예요.'

돌이킬 수 없는 듯 보이는 세계에서도 삶은 이어진다. '10년 차 친구 사이의 흔한 장난'을 치며 삼엄하게 통제된 범죄 현장 사이를 지나는 ‘미르’와 ‘건’의 뒷모습처럼 여기에는 일상이 있다. 어느 날 폭발물을 실은 채 학교를 덮치도록 설계된 이능범죄를 어떻게든 막아보려던 ‘미르’가 상처를 입고, 그를 구하기 위해 ‘건’이 망설임 없이 달려들기 전까지. 두 사람의 혈액이 닿아 ‘건’이 교란 판정을 받기 전까지.
그날 이후로 ‘미르’가 삶을 송두리째 틀어 향한 곳은 ‘RIMOS.’ 국내에서 등록 점유율이 가장 높은 이능력 연구기관이자 세계 최고 수준의 교란 연구기관. 이곳에서 ‘미르’는 교란을 치료할 ‘무효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수없이 무너지고 환멸을 견디며 집요하게 매달린다. 그의 곁을 맴도는 것은 희뿌연 담배 연기와 외울 만큼 읽어 너덜너덜해진 논문, 이력학 연구에 쓰여온 ‘아델리온’ 꽃잎의 곧 사그라들 은은한 상아색 빛. 그러나 희미하고 유일한 희망을 가리키는 논문 「사용한 아델리온 폐시약과 특이적 이력항원 농도 감소 사례의 인과성 연구」를 쓴 간호사 ‘서현주’의 흔적은 사내에서 유일하게 접속할 수 없는 데이터로 남아 있다. ‘미르’는 마침내 의식 불명 상태인 ‘서현주’에 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이어온 딸 ‘해수’에게 다가간다.

<b>'언젠가 RIMOS에는 기억하는 사람들이 모인다고 했죠.'

이 이야기는 엄밀하고 정교한 SF인 동시에, 여러 축으로 감정을 파고드는 강렬한 드라마이자, 곧 모든 사람의 목소리다. 우리의 몸에 아로새겨진 사회적 재난과 참사 이후의 장면은 기실 한 명의 개인이 감당해야 할 문제가 아니기에. 혼자서는 완성할 수 없는 장면이기에. 수많은 희생자를 낳으며 교란을 처음으로 가시화한 ‘크리스마스의 비극’이 33주기를 맞기까지, 서늘한 시선을 감당하며 저마다 분투해온 사람들이 여기 있다. 미정립된 체계 속에서 길을 잃고 지워진 존재들의 고유한 삶들이 여전히 여기 있다.
‘미르’와 ‘건’ 그리고 RIMOS를 설립한 ‘사일러스’와 ‘서현주’, 그의 딸 ‘서해수’, 동료 ‘세진’과 ‘혜림’, 그 곁을 지키거나 스치는 수많은 이름. 이들은 타인의 불행을 두고 무엇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보통 사람들이다. 다만 '한 사람을 살아 있게 하려는 한 번씩의 노력이 모든 사람을 향할 수 있음을 의식'하는 사람들이다. 그 '선의와 용기가 만드는 연쇄작용을 신뢰'(추천의 말에서)하기에 언제라도 회복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여기에 모든 가능성이 있다.

<b>쉽게 행복해지지 못하는 이들이
치유력을 발휘하는 모습에는 언제나 울림이 있다.
– 심완선(SF 평론가)

같은 세대의 기저 인지를 추적한 결과 대부분의 발현은 '그때 이랬어야 했는데, 같은' 뒤늦은 후회와 가정으로부터 기인했다. 이 비가역적인 시간을 거스를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당신이다. 주저앉은 우리를 끌어올리는 것 역시 다름 아닌 우리다. 홀로 안쪽으로 사투할 때, 아주 좁은 벽 사이에 끼어 움직일 수 없을 것만 같을 때. 반복되는 재난 앞에서 무엇도 나아지지 않을 것 같을 때. 동시대를 살아가는 타인의 삶으로 향하는 작고 거대한 틈. 그 앞에서 고개를 돌리거나 목소리를 삼키지 않는 일.
소설 전반에서 그려지듯 '능력이 발현되지 않은 사람은 무능력자가 아니라 잠재자다. 이론적으로는 누구나 발현자가 될 수 있다. 이 소설은 분명 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이다.'(추천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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